단식의 과학: 몸에서 일어나는 일
단식하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인슐린과 자가포식부터 뇌 건강과 호르몬까지, 실제 연구를 바탕으로 단식의 과학을 정리했습니다.
간단한 답: 단식하면 몸은 대사 전환이라는 과정을 거쳐 포도당을 태우던 데서 지방을 태우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그러면서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인슐린이 내려가고, 성장호르몬이 올라가고, 세포 청소인 자가포식이 켜지고, 염증이 줄어듭니다. 이 변화들은 12시간 안에 시작되고 단식이 길어질수록 깊어집니다.
대사 전환
단식 생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은 대사 전환입니다. 마지막 식사에서 온 포도당을 쓰던 몸이 저장된 지방을 꺼내 태우기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비유가 아닙니다. 간의 글리코겐이 바닥날 때 일어나는, 측정 가능한 생화학적 이동이고, 활동량과 글리코겐 저장량에 따라 마지막 열량 섭취 뒤 대개 12시간에서 36시간 사이에 일어납니다.
라파엘 데 카보와 마크 매트슨은 2019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중요한 리뷰에서 이 전환을 단식이 주는 이점 대부분의 바탕에 있는 기전으로 설명했습니다. 포도당을 쓸 수 없게 되면 간은 지방산을 케톤체로, 주로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BHB)으로 바꿉니다. 케톤체는 뇌와 몸의 대체 연료가 됩니다(de Cabo & Mattson, 2019, NEJM, 381(26), 2541-2551).
BHB는 예비 연료에 그치지 않습니다. 항산화 방어와 DNA 복구 같은 세포 보호 경로를 켜는 신호 분자로도 작동합니다. 단식이 단순한 열량 감소를 넘어서는 이점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간대별 단식의 흐름
각 단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면 얼마나 단식할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전체 흐름은 단식할 때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다룹니다.
0~4시간: 포만 상태
몸이 마지막 식사를 소화하고 흡수하는 중입니다. 혈당과 인슐린이 올라가 있습니다. 에너지는 주로 돌아다니는 포도당에서 옵니다. 단식 고유의 효과는 아직 없습니다.
4~8시간: 흡수 후 초기
혈당이 기준선으로 돌아옵니다. 인슐린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몸이 간과 근육에 저장된 포도당, 즉 글리코겐을 꺼내 쓰기 시작합니다.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8~12시간: 흡수 후 후기
인슐린이 뚜렷하게 떨어지면서 지방세포가 열리고 지방 분해가 시작됩니다. 몸은 유리지방산에 점점 더 기댑니다. 성장호르몬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밤새 자는 동안 대부분 이 단계까지 옵니다.
12~18시간: 단식 초기
여기서부터 의미 있는 대사 변화가 시작됩니다. 간의 글리코겐이 상당히 비워집니다. 지방 산화가 주된 에너지 경로가 됩니다. 케톤 생산이 시작됩니다. 세포를 재활용하는 자가포식이 활발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람에게서 자가포식이 켜지는 시점은 단식 14~16시간 무렵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시각은 사람과 조직에 따라 다릅니다(Bagherniya et al., 2018,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18~24시간: 자리 잡은 단식 상태
케톤 수치가 뚜렷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BHB가 뇌에 연료를 대고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은 크게 늘었습니다. 단식 24시간이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5배로 늘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Hartman et al., 1992,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자가포식이 작동 중입니다. 염증 지표가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24~48시간: 깊은 단식
자가포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릅니다. 몸이 완전히 지방에 적응합니다. 줄기세포 재생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2014년 Cell Stem Cell에 실린 Cheng 등의 연구는 48~72시간의 장기 단식이 줄기세포를 통한 면역계 재생을 일으켰다고 보고했습니다. 인슐린 감수성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48시간 이상: 장기 단식
48시간을 넘기는 장기 단식은 자가포식을 더 밀어붙이고 면역 재설정과 세포 회복에 추가적인 이점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근육 이화, 전해질 불균형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장기 단식은 의료진의 관리 아래에서만 하세요.
자가포식: 몸 안의 청소반
자가포식은 그리스어로 "스스로 먹는다"는 뜻이며, 세포가 손상된 단백질, 망가진 세포소기관, 세포 안의 병원체를 분해해 재활용하는 과정입니다. 오스미 요시노리는 효모에서 자가포식의 유전적 기전을 밝힌 공로로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그 결과는 이후 포유류 세포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먹은 상태에서는 영양을 감지하는 단백질 mTOR가 활성화되어 자가포식을 억누릅니다. 단식하면 mTOR 활성이 떨어지고 AMPK가 올라가면서 자가포식 경로가 켜집니다. 그 결과 쌓인 찌꺼기를 치우고 부품을 새롭고 쓸모 있는 구조로 되돌리는 세포 살림이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건강에 주는 함의는 큽니다. 자가포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암, 노화 가속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Levine & Kroemer, 2019, Cell).
전체 설명은 자가포식이란 무엇인가에 있습니다.
인슐린과 혈당
단식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약이 아닌 방법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축에 듭니다. 먹으면 췌장이 인슐린을 내보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자주 먹는 것, 특히 정제 탄수화물을 자주 먹는 것은 인슐린을 늘 올려 두고, 그것이 오래되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식하는 동안 인슐린은 기준선까지 내려가고, 그 사이 인슐린 수용체가 감수성을 되찾을 시간이 생깁니다. 2018년 BMJ Case Reports에 실린 증례 보고는 의료진의 관리 아래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뒤 인슐린 치료를 중단할 수 있었던 2형 당뇨 환자 세 명을 기록했습니다(Furmli et al., 2018).
Sutton 등의 대조 연구(2018, Cell Metabolism)에서는 이른 시간 제한 식사가 체중이 줄지 않았는데도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열량을 줄이는 것과 별개로 단식 시간 자체가 대사 개선을 이끈다는 뜻입니다.
더 읽을거리: 단식과 인슐린 저항성
단식 중 호르몬의 변화
단식은 에너지를 계속 쓸 수 있게 하고 제지방 조직을 지키기 위해 짜인 호르몬 반응을 일으킵니다.
성장호르몬. 사람 성장호르몬(HGH)은 단식 중에 크게 늘어납니다. Hartman 등(1992)은 이틀 단식 중 24시간 성장호르몬 분비가 5배로 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올라가면 근육 단백질은 지키면서 지방을 꺼내 쓰게 됩니다. 짧은 단식이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근손실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입니다.
노르에피네프린. 단식은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고, 그러면 대사율이 올라가고 각성도가 높아집니다. 1990년 Mansell 등이 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48시간 단식이 안정 시 대사율을 3.6% 높였습니다. 끼니를 거르면 대사가 느려진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코르티솔. 단식 중 아침 코르티솔은 조금 올라가지만, 이는 지방을 꺼내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코르티솔이 높아지는 것은 해롭지만, 단식으로 잠깐 올라가는 것은 적응 반응이고 일시적입니다.
인슐린. 앞에서 다룬 대로 인슐린은 뚜렷하게 내려가면서 지방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수용체 감수성을 높입니다.
전체 그림은 단식과 호르몬, 그리고 성장호르몬과 단식에서 다룹니다.
염증과 면역 기능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은 심혈관 질환부터 자가면역 질환까지 현대 질환 다수의 바탕에 있습니다. 단식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항염증 효과를 보였습니다.
2019년 Jordan 등이 Cell에 발표한 연구는 단식이 단핵구의 활동을 줄이고 혈중 염증성 단핵구 수를 낮췄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단식 중 단핵구가 염증을 일으킬 준비를 낮춘 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는 자가면역 질환과 염증성 질환에 함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케톤체인 BHB는 염증 반응을 이끄는 단백질 복합체인 NLRP3 인플라마솜을 직접 억제합니다. 이 기전은 Youm 등(2015, Nature Medicine)이 보였고, 단식의 항염증 이점이 단순한 열량 감소가 아니라 케톤 생산과 묶여 있음을 시사합니다.
더 읽을거리: 단식과 염증
뇌 건강과 인지 기능
단식은 신경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Mattson 등(2018, Nature Reviews Neuroscience)은 간헐적 단식이 뇌 건강을 뒷받침하는 여러 기전을 정리했습니다.
- BHB가 신경세포에 효율적인 연료를 제공하고, 학습과 기억을 돕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생산을 늘립니다.
- 자가포식이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된 응집 단백질을 치웁니다.
- 염증이 줄어 신경 조직을 보호합니다.
- 미토콘드리아 생성이 늘어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가 좋아집니다.
동물 연구에서는 간헐적 단식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모델의 발병과 진행을 늦춘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왔습니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은 진행 중이지만, 관찰 데이터는 단식 패턴과 인지 기능 유지 사이의 연관을 뒷받침합니다.
더 읽을거리: 단식과 뇌 건강
장 건강과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미생물은 단식 시간에 조성과 기능이 측정 가능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반응합니다. Cell Host & Microbe에 실린 연구(Li et al., 2020)는 간헐적 단식이 미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이로운 균주를 키우면서 비만·염증과 연관된 균은 줄였다고 보고했습니다.
단식은 또 장의 자연스러운 청소 물결인 이동성 운동 복합체(MMC)가 일할 시간을 줍니다. MMC는 주로 공복일 때 작동하며 소장에 남은 음식 찌꺼기와 세균을 쓸어 냅니다. 자주 먹으면 이 과정이 끊기고, 그것이 소장세균과증식(SIBO)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위 염증 가이드의 장 관련 대목을 보세요.
단식과 칼로리 제한의 차이
자주 나오는 질문은 단식이 그저 적게 먹는 것 이상을 주느냐입니다. 근거는 그렇다고 말합니다. 총 섭취 열량을 맞춰 놓고 비교해도, 단식 프로토콜은 계속적인 칼로리 제한보다 인슐린 감수성, 염증 지표, 지방 산화에서 더 나은 개선을 냅니다.
Sutton 등(2018)은 이를 직접 보였습니다. 이른 시간 제한 식사는 섭취 열량이나 체중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대사 지표를 개선했습니다. 칼로리를 세는 것만으로는 켜지지 않는 대사 경로를 단식 시간 자체가 켠다는 뜻입니다.
물론 칼로리 제한과 단식이 서로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둘은 서로를 보완합니다. 정면 비교는 간헐적 단식은 대사를 빠르게 할까 느리게 할까에서 다룹니다.
Fasted가 돕는 방법
과학을 이해하면 동기가 생기지만, 지금 단식의 어디쯤에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더 큰 힘이 됩니다. Fasted는 단식하는 동안 지금 어느 대사 단계에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지방 연소로 들어가는 때, 케토시스가 시작되는 때, 자가포식이 활발해지는 때입니다. 짐작이 아니라 이 글에 정리한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합니다. 14시간이 지났고 자가포식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목표까지 밀고 갈 힘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과학을 실제로 써먹는 법은 시작 가이드나 체중 감량 가이드에서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자가포식이 시작되려면 몇 시간을 단식해야 하나요?
자가포식은 단식 12~14시간 무렵부터 낮은 수준으로 시작해 24~48시간에 걸쳐 점점 늘어납니다. 정확한 시작 시점은 글리코겐 저장량, 활동량, 대사 건강 같은 개인차에 달렸습니다. 16:8을 꾸준히 지키면 매일 자가포식을 자극할 수 있고, 가끔 24시간 단식을 하면 그 과정을 더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단식하면 대사가 느려지나요?
48~72시간까지의 짧은 단식은 대사를 느리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르에피네프린이 올라가면서 안정 시 대사율이 조금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친 칼로리 제한은 대사율을 낮출 수 있지만,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둔 간헐적 단식 프로토콜은 그런 결과를 내지 않습니다. 간헐적 단식과 대사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단식으로 들어가는 케토시스와 케토제닉 식단의 케토시스는 무엇이 다른가요?
둘 다 케톤체를 만들지만 경로가 다릅니다. 단식 케토시스는 단식 중 글리코겐이 비고 지방이 동원되면서 생깁니다. 식이 케토시스는 탄수화물을 오래 제한해서 생깁니다. 간헐적 단식에서 먹은 상태와 단식 상태를 오가는 대사 전환은, 계속 이어지는 케토시스가 재현하지 못하는 세포 스트레스 반응 경로와 관련된 고유의 이점을 줄 수 있습니다.
단식이 인슐린 저항성에 도움이 되나요?
됩니다. 단식은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약이 아닌 방법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축에 듭니다. 인슐린 수치를 오랫동안 기준선까지 내려 두면 인슐린 수용체가 감수성을 되찾을 시간이 생깁니다. Sutton 등(2018)과 Furmli 등(2018)을 포함한 여러 연구가 단식 프로토콜로 인슐린 감수성이 의미 있게 좋아지고 2형 당뇨가 되돌아간 사례까지 보고했습니다.